9일 아모레퍼시픽재단(이사장 서경배)이 2025년 '장원(粧源) 인문학자 5기' 연구자를 선정하고,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연구비 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아모레퍼시픽재단 이석재 이사(왼쪽부터), 서경배 이사장, 신성진 연구자, 김형진 연구자, 김진 연구자, 정진혁 연구자, 강태웅 교수, 민은경 이사). /사진=아모레퍼시픽
제보팀장 류승우 기자 | 성과보다 가능성을, 결과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이 인문학의 씨앗을 묵묵히 틔워가는 신진 연구자들에게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연구자의 시간’을 응원하고 나섰다.
“하고 싶은 연구, 마음껏 하십시오”
아모레퍼시픽재단(이사장 서경배)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장원(粧源) 인문학자 5기’ 연구자 증서 수여식을 열고, 선정된 4명의 신진 인문학자에게 향후 4년간 매월 4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선정된 연구자는 △김진(중국사), △김형진(일본사), △신성진(영문학), △정진혁(조선후기사) 박사로, 독창성과 학문적 깊이를 겸비한 인재들로 평가받았다. 수여식에는 서경배 이사장과 함께 서울대 이석재·민은경 교수, 광운대 강태웅 교수가 참석해 연구자들에게 직접 증서를 전달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민간이 만든 ‘연구자 친화형 생태계’
‘장원 인문학자’ 지원사업은 성과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연구자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중심으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논문 제출 의무나 중간보고가 없고, 연구자가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다.
서울대 이석재 교수는 “연구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과 압박이 아니라 안정적인 몰입 환경”이라며 “이번 지원이 기초 학문 생태계에 실질적인 숨통이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자의 뜻, 미래 세대 연구자에게 이어지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고(故) 서성환 회장은 생전에 기초 학문 육성을 강조해왔다. ‘장원(粧源)’이라는 호를 딴 이 사업은 그 철학을 계승해 2020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로 5기째를 맞았다.
서경배 이사장은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더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는 밑거름”이라며 “앞으로도 사람 중심의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묵묵히 걷는 인문학자의 길, 민간이 지켜주다
세상이 성과와 속도를 외칠 때,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조용히 멈춰 서서 사람을 바라봤다. 자율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이번 지원은 학문의 본령이 ‘호기심과 탐구’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운다. 진정한 학문은 경쟁이 아니라 몰입에서 태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장원 인문학자’는 한국 인문학계의 희망이자, 따뜻한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