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외치는 종목, 진짜 기회일까?
2025년 5월 6일, 한국 증시는 부처님오신날 대체공휴일로 인해 휴장했다. 연이은 연휴 속에 국내 투자자들은 글로벌 증시의 흐름에 주목하며 다음 거래일에 대비했다.
한편 글로벌 증시는 전일에 이어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5% 하락한 40,829.00포인트로 마감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87% 하락한 17,689.66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는 고평가 논란과 경기 둔화 우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주요 지수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NZSI INDEX도 1.22% 하락한 969.15포인트로 마감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진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 도입 이후의 누적 성과를 보면, 한국 시장에 편입된 6개 종목은 평균 6.09% 상승한 반면, 글로벌 증시에 포함된 14개 종목은 평균 7.02% 하락해 한국과 글로벌 시장 간의 성과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다음 거래일인 5월 7일부터 재개되며, 연휴 이후 외국인 수급 동향과 반도체, 조선, 방산 등 대표 업종의 반응이 시장의 단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종목에 대해 간단히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종목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이미 시장에서 대세 상승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테마를 언급해야 투자자들의 환호를 얻을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애널리스트 본인의 성과와 명성도 함께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HBM, 조선, 우주항공 등은 이미 언론과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수차례 다뤄진 테마다. 투자자들도 이제는 익숙하다. 그만큼 현재의 주가에는 기대와 관심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종목, 모두가 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더 이상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이 가장 뜨거울 때 진입하는 것은 가장 늦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시장에서 대세 상승을 이끄는 종목은 자연스럽게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자본가와 기관의 차익 실현과 맞물린다. 개인이 강하게 매수할수록 자본가의 매도는 더 강해지고, 결국 해당 종목은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AI와 반도체, 조선, 우주항공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과연 본질 가치에 비해 여전히 매력적인지는 의문이다. HBM 반도체 시장이 2028년까지 1,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흥미롭지만, 이미 그 기대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면 투자자 입장에서 남은 몫은 크지 않다.
실제로 SK하이닉스, TSMC, 엔비디아와 같은 대표적인 반도체주는 애널리스트들의 최선호 종목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고점 논란에 휩싸였고, 수요 둔화나 정책 변수에 따라 언제든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조선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MRO(유지·보수) 수주 확대 기대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등 다양한 호재가 부각되고 있지만, 이러한 요소들 역시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지금 이 시점을 신규 진입의 적기로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선박 산업은 고유의 강한 사이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이클이 변화할 경우, 현재의 회복세가 언제든지 다시 침체기로 전환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은 조선주의 ‘성장성’보다 변동성에 주의해야 할 시점이다.
우주항공 산업 역시 민간 로켓 기술 상용화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 산업이 실제 수익성과 현금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단계다.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먼저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만큼 고평가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진짜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시장의 시선이 쏠린 종목이 아닌,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한 미래 산업의 틈새 섹터에서 기회는 시작된다. 특히 본질 가치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면, 해당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를 때 상당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진입 가격이 낮기 때문에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이며, 이는 투자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장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관심이 덜한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저평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베스트 종목'을 사는 투자자는 시장에서 가장 늦은 사람일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하는 ‘핫한’ 종목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이미 시장이 해당 테마를 다 소화한 뒤 남긴 찌꺼기를 주워 담는 일일 수 있다.
모두가 말하는 종목이 아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시장에서 필요한 역발상의 투자 전략이다. 좋은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좋은 가격에 좋은 기업을 사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외면한 대가는, 결국 시장이 가장 먼저 청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