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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에서 지역 예술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원 지역 문화·관광사업 점검에 나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 양구군을 군사 도시에서 도예와 미술의 도시로 바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린 '지역 예술인 간담회'에서 "양구는 군사 도시이면서 교통도 불편한 '회색빛'의 이미지를 가진 곳이었다"면서 "오늘 백자박물관과 박수근미술관을 방문하면서 이런 시설들이 양구를 다른 색깔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자박물관과 박수근미술관을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 장관은 "백자박물관의 가마터와 박수근미술관의 정원이 양구 지역 초등학생 등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며 "특히 백자의 원료인 '백토'가 출토되는 양구군의 특성을 살려 군내 식당에서 모든 집기류를 도자기로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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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에서 지역 예술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어 "세계적인 화가 박수근의 고향이라는 점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양구에는 길거리의 쓰레기통도, 공사장 가림막 하나에도 예술가들의 흔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2년 개관한 박수근미술관과 2006년 문을 연 백자박물관은 양구군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시설로, 각각 연간 4만명과 2만3천명 수준의 관람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양구군 출신 세계적인 화가 박수근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박수근미술관의 소장품은 978점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군립 미술관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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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서는 예술가가 지역에 상주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창작공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제도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지역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양구 지역예술가들의 요청에 대해 유 장관은 "관련 부처와 논의해서 양구에 대한 특별 지원 대책을 마련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함명준 고성군수와 함께 고성군 통일전망대와 디엠지(DMZ) 박물관을 방문해 안보 관광자원 활용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 장관과 함 군수는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남방한계선까지 이어지는 '디엠지 평화의 길' 테마노선 A코스를 직접 걸으며 고성군을 평화·생태 관광지로 육성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고성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전망대로 이어지는 디엠지 평화의 길 테마노선 B코스는 문체부와 유엔사의 합의에 따라 9일부터 일반에 재개방될 예정이다.

유 장관은 전날 강원 정선군을 시작으로 속초시와 고성군, 양구군을 차례로 둘러보며 지역 문화·관광사업을 점검했다. 이틀간 일정을 마친 유 장관은 "강원 지역이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시간"이었다며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춘 문화와 관광 사업을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문체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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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강원 양구군 백자박물관을 방문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흥원 군수 및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