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 동진쎄미켐 R&D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연구개발 근로시간 개선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반도체 연구개발(R&D)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특례를 시행한다.

이번 특례는 반도체 연구개발로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할 때 1회 최대 인가 기간을 현행 3개월 외에 6개월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

고용노동부는 12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보완방안'을 공개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불가피하게 법정 연장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해야 할 경우 근로자의 동의 및 노동부 장관의 인가 절차를 거쳐 주 64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국회에서 논의하는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 근로시간 특례가 포함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 여야 입장 차이로 입법에 난항이 예상되자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고민해왔다.

그런 중에 현행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가 인가 기간이 짧아 반도체 연구개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업계 의견이 계속 제기되자 이를 반영해 이번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현행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상 연구개발을 사유로 인한 1회 최대 인가 기간은 3개월 이내이며, 최대 3번 연장할 수 있어 총 12개월이 가능하다.

하지만 노동부 인가 서류가 복잡하고 근로자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연구개발로 인한 사용은 작년 0.5%에 그칠 정도로 매우 저조하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연구개발에 한해 1회 최대 인가 기간을 6개월로 하고, 6개월 한 차례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신설키로 한 것이다.

현행 3개월씩 3번 연장하는 안을 선호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으니 현행 안과 특례 중 기업이 원하는 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6개월 인가 시 기간별 주당 최대 인가 시간을 차등화해 첫 3개월은 주당 최대 64시간으로 하고, 추가 3개월은 주당 최대 60시간으로 한다. 이는 연장하는 기간에도 동일하다.

다만 3개월씩 연장할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연장 3개월도 주당 64시간으로 할 수 있다.

아울러 근로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특례 활용 시 건강검진 의무를 신설한다.

정부는 또 기간 연장 시 연구개발 업무인지만 확인하고 승인하는 등 재심사 기준을 완화한다.

다만 인가사유, 인가기간 및 시간, 건강보호조치 등 핵심 요건을 철저히 심사할 계획이다.

제도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불법 신고센터도 운영한다.

노동부는 이번 특례가 이르면 내주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안 중 건강검진 의무를 신설하는 부분은 '특별연장근로 건강보호조치'(고시)를 개정해야 해 한달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전에도 신청이 들어오면 소급 적용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주 64시간을 줄곧 원하는 회사도 있을 것이고, 6개월 프로젝트인데 굳이 3개월 후 재심사를 받을 필요가 있나 생각하는 회사도 있을 테니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사정이 다 다를 수 있으니 근로자들과 동의가 되는대로 필요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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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보완방안 중 인가시간. /사진=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