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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가족 사진 촬영 시간에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보팀장 류승우 기자 | “G7의 공조는 없었다”… 회의 도중 떠난 트럼프, ‘마이웨이 외교’로 또 파장
세계 질서 논의 무대가 돼야 할 G7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퇴장으로 사실상 공회전에 그쳤다. 전쟁과 관세, 중동 문제에 대한 논의는 겉돌았고, 초청 정상들과의 예정된 회담도 줄줄이 무산됐다.

우크라·중동 위기에도 “제재 회의적” 발언… 친러 태도에 동맹국 경악
16일부터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는 안보 위기와 무역 질서 재정립이라는 중대한 의제를 안고 출발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에 대해 “비용이 너무 크다”며 회의적 태도를 보이며, 유럽 정상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러시아를 다시 G8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를 퇴출시켰던 G8 체제를 되돌리려는 트럼프의 일관된 주장은 이번에도 회의장을 냉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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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가족 사진 촬영 장소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란 공동성명도 서명 거부… G7 결속력에 금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를 놓고 주최국 캐나다를 포함한 G7 대부분 정상들은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 초안을 마련했지만, 트럼프는 서명을 거부했다. 성명에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절충적 표현이 담겼지만, 미국이 동참하지 않으면서 공식 채택은 무산됐다.
결국 이번 G7은 안보 협력의 의미도, 정치적 선언도 남기지 못한 채 마무리될 위기에 처했다.

관세 문제도 결렬… 초청 정상들과 회담은 줄줄이 무산
또 하나의 주요 의제였던 관세 문제 역시 결론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중동 정세”를 이유로 일정을 앞당겨 급히 귀국했고, EU와 캐나다가 요구한 “전 세계 고관세 계획 철회”는 논의 테이블에 제대로 오르지도 못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 초청 정상들과 예정된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은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G7이라는 무대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이번 정상회의는 세계가 함께 논의해야 할 절박한 이슈들을 앞에 두고도 미국의 일방주의로 인해 실질적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장과 마이웨이식 발언들은 미국이 여전히 ‘세계의 경찰’보다는 ‘자국 우선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세계는 지금 공조와 연대가 절실한 시기다. 하지만 G7은 이번에도 각자의 길을 가는 정상들의 '사진 촬영용 회의'로 전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