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이 ‘탄핵 기각’ 결정을 두고 야당에 승복을 촉구하고 있는 데 대해 “그 요구 자체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번 탄핵심판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검토 의혹에서 출발한 만큼, 사건의 당사자는 대통령 자신이며,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여부도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적 책임과 헌법적 책임은 다르다. 당사자의 침묵은 결국 불복 의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은 이미 '결과 존중' 밝혀"
박주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사건의 중심이 아니며, 이미 여러 차례 헌재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단심으로 종결되는 만큼, 정치권 누구나 그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하면서도, “문제는 여권이 이 대표를 겨냥해 ‘승복’이라는 표현을 들이대며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을 먼저 낸 인물임에도, 여권이 마치 이 대표가 판결을 부정하고 있다는 듯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與, 2심 무죄엔 불복했으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과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박수현 의원은 “입맛에 맞지 않는 결과엔 ‘사법농단’이라 몰아붙이고, 유리한 결정엔 ‘승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과연 공당의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법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다음 날, 국민의힘은 당론까지 바꾸며 반발했고, 사실상 ‘정치 재판’으로 몰아갔다. 지금 민주당에 요구하는 태도와는 정반대”라고 꼬집었다.

"‘피해자’ 국민에 윽박…비유도 거칠어져"
한민수 대변인은 여권의 승복 요구를 “피해자인 국민에게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치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앞으로는 잘 지내자’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이 대통령의 계엄 검토 시도에 대해 분노한 상황에서, 야당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을 마치 정치 공세로 몰아가며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계엄령을 내렸나, 총을 들고 대통령실에 들어갔나”라며, “왜 엉뚱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발언엔 선긋기…민주 내부 절제론도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일부 강경 발언에 대해선 다소 절제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수현 의원은 박홍근 의원이 ‘헌재의 결정이 위헌적’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발언과 관련해 “그런 발언은 탄핵 심판 선고일이 발표되기 전 극도로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공식적으로는 ‘결과 존중’을 표명했지만, 일각의 과도한 언행이 오히려 전체 야당 입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의 '승복' 프레임이 야당 내부 혼선을 유도하려는 전략적 접근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