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만 들고 오세요"...中 마이크로 드라마, 초고속 제작·현지화로 글로벌 공략

(중국 충칭=신화통신) 중국의 마이크로 드라마(숏드라마) 산업이 매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리며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취조용 조명이 켜진 경찰서, 약품 카트를 밀며 병동 복도를 지나가는 간호사...오전 10시 충칭(重慶) 량장(兩江) 영화·TV·애니메이션 문화창의단지에 펼쳐진 세트장 풍경이다.
량장신구에 위치한 이곳 단지는 버려져 있던 상업시설을 개조해 조성한 곳으로, 약 300개의 촬영 세트장을 갖추고 있다. 연평균 약 1천 개의 제작팀이 이용하는 이곳 단지에서는 매년 700여 편의 숏폼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 40부작 숏폼 드라마의 경우, 빠르면 4일 만에 제작이 끝난다.
"말 그대로 대본만 들고 오시면 됩니다."
쩡리(曾理) 충칭 량장 영화·TV·애니메이션 문화창의단지 책임자는 단지 내에 조명, 장비, 의상, 소품, 보조 출연자는 물론 숙박 및 식사를 포함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제작팀이 현장에 도착하면 즉시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시설이 한 곳에 모여있어 촬영 장소 간 이동이 수월하기 때문에 전체 제작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마이크로 드라마는 감정적 공감에 초점을 맞춥니다."
바오인페이(包寅飛) 마이크로 드라마 감독은 전통 TV 시리즈와는 다르게 마이크로 드라마는 장면 전환이나 설정이 적고 반전 요소가 많으며 전개 속도가 빨라 시청자의 이목을 몇 초 만에 집중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의 지형을 재편하는 더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긴장감 있는 스토리 전개 방식과 극도로 효율적인 촬영 방식을 앞세운 중국 마이크로 드라마는 이제 문화 수출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마이크로 드라마 산업 발전 백서(2025)'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해외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의 매출은 총 15억2천500만 달러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9%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 드라마 앱(APP)의 글로벌 다운로드 수는 370.4% 늘어난 약 7억3천만 회에 달했다.
더불어 글로벌 매출 상위 20개 마이크로 드라마 앱 중 90%가 중국을 기반으로 하거나 중국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도 콘텐츠 제작, 플랫폼 운영, 해외 배급을 아우르는 기업들을 유치하며 마이크로 드라마의 수출을 이끌고 있다. 충칭·항저우(杭州)·청두(成都) 등 도시들도 온라인 문학, 인터넷 기술, 문화 자원 분야의 강점을 활용해 이 같은 흐름에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이제 충칭의 한 세트장에서 촬영된 마이크로 드라마는 베이징, 선전을 거쳐 도쿄, 로스앤젤레스, 자카르타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단순히 드라마에 더빙이나 자막을 입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쩡 책임자는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드라마를 번역해 해외로 송출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대본 작성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청자들을 고려해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대본 집필, 캐스팅, 촬영, 후반 작업, 배급에 이르는 전체 제작 과정을 재구성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신속한 제작이 업계 트렌드가 되면서 선도 기업들도 새로운 분야를 중심으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문화 및 기술 기업인 충칭 마이야(麥芽·Maiya)미디어도 그중 하나다. 마이야는 자사의 마이크로 드라마에 문화적 가치를 더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마이야의 해외 플랫폼인 넷쇼트(NetShort)는 이미 세계 40여 개 국가(지역)에 진출해 있다. 해외 시장을 한층 더 확대하기 위해 마이야는 충칭에 위치한 쓰촨(四川)외국어대학과 협력해 마이크로 드라마 수출을 위한 다국어 번역·제작 기지를 구축했다. 현재 번역 인재 양성, 해외 콘텐츠 운영을 통해 드라마 해외 배급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