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컴퓨팅 파워·메모리 쌍끌이에 中 반도체 설계업계 '활짝'...실적도 고공행진

신화통신통신사
2026.08.29·7분 읽기·조회 19

(베이징=신화통신) 중국 반도체 설계 업계가 수년간의 주기적 조정을 거쳐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중국 A주에 상장된 선완(申萬) 디지털 반도체 설계 업종의 기업 55곳 중 절반 이상이 반기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실적 데이터에서 업계 회복세가 뚜렷이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의 사이클 반등과 인공지능(AI) 컴퓨팅 파워 반도체 수요 급증이 양대 성장축으로 부상하며 업계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설계 업계 실적 '껑충'...매출·순수익 동반 급증

퉁화순(同花順) iFinD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 기준 A주 디지털 반도체 설계 업종의 상장사 37곳이 2026년 반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상반기 매출은 총 1천274억7천500만 위안(약 26조1천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45% 증가했다. 모회사 주주 귀속 순이익은 총 394억9천600만 위안(8조9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64% 급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선전(深圳) 장보룽(江波龍·Longsys)전자회사는 매출 240억8천800만 위안(4조9천380억원), 모회사 귀속 순이익 105억7천700만 위안(2조1천682억원)으로 업종 내 1위를 차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3% 늘고, 순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천500만 위안(30억7천500만원)에서 100억 위안(2조500억원) 이상으로 무려 71528.7%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오이촹신(兆易創新·GigaDevice)도 상반기 매출 115억6천600만 위안(2조3천710억원), 순수익 68억5천700만 위안(1조4천5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178.7%, 1천91.5% 증가했다.

지난 7월 8일 상하이시 푸둥(浦東)신구에 자리한 장장가오커(張江高科) 895 인큐베이터 소재 장장 칩 테스트 공공서비스 플랫폼 완제품 테스트 작업장. (사진/신화통신)
지난 7월 8일 상하이시 푸둥(浦東)신구에 자리한 장장가오커(張江高科) 895 인큐베이터 소재 장장 칩 테스트 공공서비스 플랫폼 완제품 테스트 작업장. (사진/신화통신)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파른 성장세가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전형적인 주기성을 띠며 가격 변동성이 크고 업황은 생산능력 공급과 다운스트림 수요에 크게 좌우된다.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한 데 이어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AI 서버용 대용량·고성능 메모리 제품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다.

AI 컴퓨팅 파워 반도체도 또 다른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한우지(寒武紀∙Cambricon)는 상반기 매출 59억9천600만 위안(1조2천291억원), 모회사 귀속 순이익 23억1천100만 위안(4천7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1%, 122.6% 증가했다. 하이광(海光)정보기술회사는 매출 90억9천900만 위안(1조8천652억원), 순이익 17억9천800만 위안(3천685억원)으로 66.5%, 49.7%씩 늘었다.

이 같은 높은 실적 성장세는 AI 컴퓨팅 파워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AI 반도체 산업도 개념 검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규모 확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엇갈린 성장세...반도체 설계업계 양극화 뚜렷

전체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화려한 실적 이면에서는 업계 내부의 구조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장보룽과 자오이촹신의 수익이 각각 71528.7%, 1091.5% 급증한 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익 규모가 매우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사이클 저점에 있었던 만큼 현재의 실적 급증은 지속적인 고성장보다는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 산업 사이클 측면에서 이들 기업은 회복기에서 호황기로 넘어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이에 향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다운스트림 수요가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반면 일부 세부 분야는 여전히 부진을 겪고 있다. 헝쉬안(恆玄)테크는 상반기 매출 13억5천100만 위안(2천769억원), 순수익 1억7천100만 위안(3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30.3%, 43.9% 감소한 수치다. 완전 무선형 스테레오(True Wireless Stereo, TWS) 이어폰용 블루투스 반도체의 주요 공급업체인 헝쉬안테크의 실적 부진은 소비자 전자제품 일부 분야의 침체를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2회 중국국제반도체박람회'를 방문한 관람객. (사진/신화통신)
지난해 11월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2회 중국국제반도체박람회'를 방문한 관람객. (사진/신화통신)

◇수익 쏠림 현상 심화...업계 재편 본격화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간 디지털 반도체 설계 기업이 빠르게 늘면서 다양한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업이 점차 성숙하면서 이른바 '마태효과(부익부 빈익빈)'가 두드러지고 있다.

선두 기업은 축적된 기술력, 고객 자원, 규모 강점을 바탕으로 업황 상승기에 실적이 더욱 빠르게 개선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빨라지는 기술 업데이트, 높은 고객 의존도, 자금 조달 경로 축소 등 복합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무보고를 발표한 37개 기업을 보면 모회사 귀속 순이익 평균은 2억1천100만 위안(432억원)에서 10억6천700만 위안(2천187억원)으로 405.64% 증가했다. 중위값(순위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해당하는 기업의 순이익)은 8천600만 위안(176억3천만원)에서 3억3천400만 위안(684억7천만원)으로 286.52% 늘었다. 평균 증가율이 중위값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을 보면 업계의 수익 증가가 선두 기업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다.

산업사슬에서 디지털 반도체 설계 기업은 '스마일 커브'의 고부가가치 영역에 자리하고 있지만 가치 회수 능력은 다운스트림 응용 분야의 업황에 크게 좌우된다. AI 컴퓨팅 파워, 고급형 메모리, 자동차 전장 등의 분야는 호황을 보이는 반면 소비전자, 중저가 사물인터넷(IoT) 분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편 향후 창신(長鑫)테크(CXMT), 쥔정(君正) 등 18개 기업도 잇따라 재무제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업계 주요 기업의 재무제표는 디지털 반도체 설계 업계의 실제 업황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창신테크 등의 흑자 전환 진척도는 업계 사이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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