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출' 넘어 '현지 생태계 구축'으로...中 선전이 이끄는 아태 산업 융합

신화통신통신사
2026.09.09·5분 읽기·조회 8

(중국 선전=신화통신)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핑안(平安)금융센터 116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곳곳에서 혁신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DJI(大疆·다장), 화웨이, 텐센트, 룽야오(榮耀·Honor), 위안샹(元象)테크 등 선전을 대표하는 과학기술 혁신 기업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산업사슬 간 협력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융합 발전을 심화하는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룽강(龍崗)구에 위치한 세계 최초 로봇 6S 매장에서 체화지능 로봇을 선보이는 직원. (사진/신화통신)
지난 1월 16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룽강(龍崗)구에 위치한 세계 최초 로봇 6S 매장에서 체화지능 로봇을 선보이는 직원. (사진/신화통신)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국의 해'를 맞아 이곳에서는 선전 과학기술 혁신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농작물 보호와 긴급 구조 분야에 활용되는 DJI 드론 사례부터 화웨이 훙멍(鴻蒙) 생태계의 기기 간 연동, 텐센트의 인공지능(AI) 업무용 스마트에이전트, 위챗의 해외 카드 결제 간편 체험까지 선전의 과학기술 혁신 성과를 만나볼 수 있다. 이들 성과는 '중국 솔루션'의 형태로 아태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첨단 제품 하나하나의 이면에는 선전이 꾸준히 키워온 산업·공급망 강점이 자리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전과 APEC의 다른 회원 경제체 간 수출입액은 1조9천800억 위안(약 39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선전시 전체 대외무역액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등은 선전의 주요 무역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으며 역내 무역의 상호 보완성과 발전 회복탄력성도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공급망이 선전의 아태 지역 진출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기반'이라면 현지화는 중국 기업이 현지에 뿌리내리도록 돕는 '유연한 연결고리'다.

무사(30)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Vivo)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제품 구조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입사 당시 일반 엔지니어였던 그는 두 차례 중국 본사에서 교육을 받은 뒤 폴더블폰의 인도네시아 현지 양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비보는 인도네시아에서 통신기술, 생산관리, 마케팅 분야의 인재 수천 명을 양성했다. 이는 비보 인도네시아 법인이 구축한 '입사 전 교육+멘토링+중국 연수' 양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현지 인재 비율은 96%를 웃돈다. 핵심 기술 인력은 중국에서 첨단 제조기술을 배우고 중국 전문가들도 정기적으로 인도네시아 공장을 찾아 기술 지도를 하고 있다.

산업사슬 협력 측면에서 비보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급업체와 배터리, 충전기, 포장재 등 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해 부품 현지화율을 35%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현지 물류·유통·광고 기업과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업·다운스트림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모델을 통해 현지에서 1천3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비야디(BYD)는 아태 지역 여러 국가에서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류쉐량(劉學亮) BYD그룹 부총재는 캄보디아 현지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1만 대 규모로 계획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은 이미 1만4천 대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캄보디아에 가져온 것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라며 조립 판매를 넘어 현지 엔지니어 양성과 산학협력 교재·강사 파견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전시 중칭(眾擎)로봇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해 6월 25일 춤을 추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선전시 중칭(眾擎)로봇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난해 6월 25일 춤을 추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제품과 생산능력을 수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 파트너와 함께 활용 분야를 만들어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중칭(眾擎)로봇테크(EngineAI Robotics)는 선전에서 세계 최초의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 리그를 출범시켰다. '격투'를 통해 로봇의 신체 능력과 지능의 한계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야오치위안(姚淇元) 중칭로봇테크 공동 창립자는 격투와 춤이 본질적으로 로봇의 범용 운동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행과 균형, 동작 제어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기름야자 열매 수확, 두리안 수분, 과수원 경비 등 농업 현장에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진출은 일방적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생태계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의 농업 활용 사례는 국내 사무실에 앉아서는 생각해 내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말했다.

핑안금융센터 전시장에서 동남아시아의 공장 생산현장까지, 선전의 로봇 실험실에서 말레이시아 과수원의 실제 수요까지 아태 지역의 산업 융합이 산업사슬 곳곳에서 조용히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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