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中 전통무술의 고장 산시서 뿌리내리다

신화통신통신사
2026.09.15·5분 읽기·조회 8

(중국 타이위안=신화통신) 중국 전통무술 문화의 뿌리가 깊은 산시(山西)성에 한국 유래 스포츠인 태권도가 약 30년에 걸쳐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몇 주 전 산시성 타이위안(太原)시에서 '2026 세계태권도연맹(WT) 여자오픈챔피언십'이 막을 내렸다. 산시성이 국제 수준의 주요 태권도 대회를 개최한 것은 2023년 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타이위안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중국 전통무술의 성지인 산시성과 한국 태권도의 인연도 한층 깊어졌다.

지난 8월 29일 한국과 중국 선수가 '2026 세계태권도연맹(WT) 여자오픈챔피언십'에서 맞붙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지난 8월 29일 한국과 중국 선수가 '2026 세계태권도연맹(WT) 여자오픈챔피언십'에서 맞붙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서정강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은 "산시성 타이위안시는 태권도 발전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대회 개최 경험도 풍부해 이곳에서 국제 태권도 대회를 개최하는 데 대해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학부모가 자녀를 태권도장에 보내는 것은 단순히 발차기와 주먹 지르기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훈련을 통해 규칙 의식과 의지력, 예절 습관을 길러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왕샤성(王夏生) 산시성 태권도협회 부주석은 "태권도가 가장 성행했을 때는 타이위안의 한 거리에 태권도장이 두세 곳씩 있었고, 주말이면 태권도복을 입은 학생들을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왕 부주석은 태권도가 1997~1998년께 산시성에 들어왔으며 초기에는 태권도 클럽이 한두 곳에 불과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산시성에서 태권도는 아직 정착을 모색하는 단계였다. 2003년 11월 산시성 태권도 전문팀이 타이위안시 우룽거우(五龍溝)체육훈련기지로 훈련 장소를 옮겼지만, 훈련 시설에 대한 자금 투입이 부족했고 장비도 낙후돼 있었다.

2009년 12월 산시성 태권도협회가 정식으로 설립됐다. 협회는 코치와 심판·경기, 과학연구·의료, 홍보·대외협력, 시장개발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두고 업계 자원 통합과 체계적인 관리, 태권도 보급·발전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가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을 찾아가 좋은 경험을 배워온 산시성 일부 태권도 종사자들은 태권도장이 고유한 특색을 갖추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수련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후쑹타오(胡松濤) 산시야아오무도(亞奧武道) 감독은 2017년께 산시성 태권도협회가 우수 태권도장 관장 20여 명의 한국 방문을 추진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현지 태권도장 및 관련 기관과 교류하며 규모별 태권도장의 운영 방식을 살펴봤다.

후 감독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태권도장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는 것이었다"며 "수련생이 한 태권도장과 맞지 않으면 더 적합한 다른 도장을 추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산시성에는 약 300개 회원 단체가 있으며, 여기에는 1천 곳에 육박하는 태권도장이 포함돼 있다. 수련생 연령층도 3~4세 어린이부터 대학생, 성인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다.

8월 25일 선수들이 중국 태권도협회의 2026년 '태권도 따라 여행하기' 생활체육 시리즈 행사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8월 25일 선수들이 중국 태권도협회의 2026년 '태권도 따라 여행하기' 생활체육 시리즈 행사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대회 체계도 점차 보완됐다. 산시에서는 성급 전문경기뿐만 아니라 학생선수권대회와 청소년 클럽대회, 협회가 주최하는 클럽리그 등이 열리고 있다. 전문대회의 경우 한 대회에 수백 명이 참가하며, 학생 대회는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아우른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도 수업 내용과 교육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산시 태권도 역시 단순히 도장 수와 수련생 규모를 늘리는 데서 벗어나 전문화와 차별화, 장기적인 발전에 더욱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선수 육성도 본격적으로 현지화되고 있다. 왕샤성 부주석은 "최근 수년간 현지 출신 선수들이 점차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산시성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선수의 약 90%가 현지 출신"이라며 "태권도장은 유망주를 발굴하고 배출하는 기층의 '인재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태권도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을 찾아 훈련과 대회, 교류 활동에 참가하는 한국인 코치와 선수도 늘고 있다. 일부 태권도장은 한국인 코치를 초청해 훈련캠프를 여는 등 현지에서 국제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0년 간 태권도는 산시의 체육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한국은 태권도의 중요한 발원지이자 보급국이지만, 이 종목이 세계로 나아가면서 각기 다른 땅에서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찾아야 했다. 산시성 역시 이 과정이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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