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치료 찾아 중국으로...외국인 환자 발길 사로잡은 中 첨단 의료

(베이징=신화통신) 자국에서 하반신 마비 치료를 여러 번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던 러시아 소녀 베라(12세, 가명)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걷는 기쁨을 되찾았다.
저장대학 의학원 부속 제2의원 의료진은 자체 개발한 폐쇄루프형 척수신경 인터페이스를 베라에게 이식했다. 해당 장치는 미약한 뇌의 운동 신호를 증폭시켜 손상된 척수 부위를 우회하도록 도와줌으로써 보행에 필요한 근육을 다시 활성화한다. 베라는 3개월간의 맞춤 재활 치료를 거쳐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아 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교통사고로 심각한 척수 손상을 입고 하반신 운동 기능을 잃은 후 1년 넘게 휠체어 생활을 해온 베라는 "걷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해당 치료법을 개발한 저장대학 제2의원 의료진은 베라가 신경 인터페이스 이식 수술을 받고 중국에서 보조 보행 기능을 회복한 최초의 외국인 척수 손상 환자라고 밝혔다.

베라처럼 첨단 치료 및 시술을 위해 중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진료가 가능한 중국 중점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약 128만 명(연인원)으로 3년 전보다 73.6% 증가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온 환자 수는 두 배로 확대됐다.
병원 관계자들은 중국 병원의 외국인 환자 비중은 여전히 적은 편이지만 그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한다. 종양학, 세포 치료 및 기타 첨단 치료 분야에서 의료 역량 확대와 풍부한 임상 경험이 주요 요인이라는 평가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선 각각 76개의 혁신 신약과 혁신 의료기기가 시판 승인을 받았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에서 개발 중인 혁신 신약은 4천751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 세계 총량의 33.7%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개발 중인 혁신 신약 수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고형 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세계 최초의 CAR-T 세포 치료제를 승인했다.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유전자 변형하여 위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뉴질랜드인 조쉬(59세)는 중국에서 해당 치료를 받은 첫 외국인 환자다. 그는 1개월 반 동안 종양 치료를 받은 후 8월 중순 뉴질랜드로 돌아갔다.
불과 몇 달 전 뉴질랜드 의료진은 그에게 암 치료 실패를 통보했었다. 당시 음식을 섭취할 수 없었던 그는 경장영양식으로 생명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수프와 아이스크림을 시도하며 일반식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모스크바시 52번 임상병원의 혈액학자 레나트 바다예프는 중국을 '세포 및 유전자 치료 분야 선도국 중 하나'로 평가했다.
지난 7월 말 중국 병원을 방문한 그는 CAR-T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결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다예프와 동행한 또 다른 혈액학자 아나스타샤 제르냐코바는 중국이 수많은 장기 이식, CAR-T 제품의 대량 생산, 다수의 환자 치료를 바탕으로 폭넓은 의료 경험을 축적했다고 평가했다.
천가오(陳高) 저장대학 제2의원 신경외과 주임은 중국의 신경외과 및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실험실 연구에서 표준화 임상 적용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제 의료 협력이 진단과 치료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