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하드웨어 중국은 소프트웨어...中·유럽 자동차 산업 협력 '가속'

(독일 레겐스부르크=신화통신) 10월의 어느 휴일, 독일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레닉 뷰트너는 아침 일찍 웨이라이(蔚來·NIO) EL7를 타고 자동차 동호회 월례모임이 열리는 레겐스부르크로 향했다.
내연기관차 문화 속에서 자란 뷰트너(27세)는 지난 10년 동안 독일의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프랑스의 르노, 미국의 테슬라 등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를 두루 몰아봤다. 그는 현재 중국산 전기차 2대를 자신의 차고에 들였다.
"제가 원하는 것은 간결함과 스마트한 경험입니다" 뷰트너는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스마트화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차량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기차는 스마트화 기능이 운전 환경에 정교하게 녹아있어, 기존처럼 운전자가 주행 중 주의를 빼앗기며 일일이 조작해야 했던 불편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바뀐 계기는 현지에서의 직접 체험이었다. 올봄 중국을 방문한 뷰트너는 자동차 여행과 중국 브랜드의 신차 발표회 참석을 통해 다양한 차종을 직접 시승했다.
그가 보기에 중국 신에너지차는 내부 디자인, 스마트화 등 부분에서 독일 자동차와 다른 방향성을 보여줬다. 디테일한 기능과 사용자 경험(UX) 면에서는 오히려 독일 브랜드를 앞서는 부분도 많았다. 장거리 주행 시 내비게이션에서 원하는 조건의 충전소를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량용 음성 비서를 통해 복잡한 기능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었다.
뷰트너는 "직접 이런 차들을 보고 운전해 본다면 누구든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뮌헨의 한 정보기술(IT) 컨설팅 회사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태쉬(54세)는 중국 전기차를 운전한 지 올해로 3년 차다. 그가 꼽은 중국 신에너지차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소프트웨어, 스마트 콕핏, 차량 중심의 기능 생태계다.
그는 스마트카 기술의 발전이 독일과 중국 자동차 기업의 협력 방식을 바꿔 놓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자동차 산업은 엔지니어링 역량과 제품 개발 구상에서 구조적 차이를 보이는 만큼, 역설적으로 상호 강점을 결합할 협력 공간이 한층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어 "독일 자동차 기업은 하드웨어, 디자인 등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가졌다면, 중국 기업은 소프트웨어, 공급사슬 관리, 배터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며 "배터리, 충전 인프라, 대학 과학기술 연구 및 엔지니어링 기술 등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판단은 독일 자동차 업계의 관측과도 궤를 같이 한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A) 회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혁신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며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기술, 제품 연구개발(R&D), 비용 효율, 고객의 기대까지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부연했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도 중국과의 협력 강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핵심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산업 간 융합으로, 공동 R&D 및 기술 공유를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 공조로 이어지며 중국과 유럽 자동차 산업 협력의 폭과 깊이는 날로 확장되는 추세다.
최근 폐막한 '2026 파리 모터쇼'에는 링파오(零跑·Leap Motor), 지리(吉利·Geely), 광저우자동차그룹(廣汽∙GAC), 샤오펑(小鵬·Xpeng) 등 16개 중국 자동차 기업이 25개 브랜드를 앞세워 역대 최대 참가 규모를 기록했다.
세르주 가쇼(Serge Gachot) 파리 모터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