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실적 가르는 분수령"...中 소비 전자 부품업계 판도 바꾼다
(베이징=신화통신)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과 전통 소비 전자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중국 소비 전자 부품 업계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AI 열풍 타고 일부 기업 실적 '껑충'
퉁화순(同花順) iFinD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선완(申萬)증권이 2급으로 분류한 업종 중 '소비 전자 부품 및 조립' 업종 89곳의 상장사가 모두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중 65곳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순수익이 늘어난 기업은 33곳에 그쳤다.
재무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AI 컴퓨팅 파워 인프라 구축과 AI 스마트 설비 등 관련 사업의 수혜를 입은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업계 선두 기업인 공업푸롄(工業富聯)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63% 증가한 5천578억6천100만 위안(약 112조1천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기업 주주 귀속 순이익은 237억4천만 위안(4조7천707억원)으로 전년보다 95.99%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단일 분기 순이익은 4개 분기 연속 100억 위안(2조1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 증가의 핵심 동력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었다. 해당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5.7% 증가했다. 그중 클라우드 서비스 AI 서버 매출은 3.3배, GPU AI 서버 랙 출하량은 4.2배 늘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성장축도 AI 컴퓨팅 파워 인프라 분야로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
리쉰(立訊)정밀도 매출과 순이익이 동반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천745억400만 위안(35조749억원)으로 전년보다 40.16% 증가했으며 모기업 주주 귀속 순이익은 78억4천300만 위안(1조5천764억원)으로 18.04% 늘었다.
사업별로는 소비 전자, 통신·데이터센터, 자동차 전자 등 3대 사업이 동반 성장하는 구도를 보였다.
화친(華勤)테크는 사업 다각화 구조 사업을 통해 업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937억1천900만 위안(18조8천3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65% 증가했으며 모기업 주주 귀속 순이익은 30억 위안(6천30억원)으로 58.80% 확대됐다.
그중 모바일 단말기 사업 매출은 411억1천700만 위안(8조2천645억원)을 기록했으며 태블릿PC ODM(주문자개발생산)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단말기 시장 '주춤'
AI 신흥사업이 시장 기회를 창출하는 것과 달리 전통 소비 전자 사업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AI 컴퓨팅 파워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그 여파가 산업사슬을 따라 완제품과 관련 부품 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업체들은 첨단 생산능력을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용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 생산능력이 계속 줄면서 수급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3~98% 상승했으며 2분기에도 58~63% 올랐다.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 역시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55~60% 뛰었다.
단말기 수요 부진이 부품 업체의 주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전통 소비 전자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일례로 란쓰(藍思)테크의 올 상반기 매출은 288억6천600만 위안(5조8천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2% 감소했다. 모기업 주주 귀속 순이익은 5억7천700만 위안(1천160억원)으로 49.52% 급감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컴퓨터 사업 매출은 지난해 대비 17.67% 감소한 223억8천200만 위안(4조4천98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54%를 차지했다. 매출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의 주기 변동이 단말기 수요에 영향을 미친 데다 조립 사업 매출까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AI 하드웨어 뜨자 기업가치도 '재평가'
애널리스트들은 휴대전화와 PC의 교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전자 업계가 기존의 '하드웨어 출하량 중심' 패러다임에서 '온디바이스 AI 확산+컴퓨팅 파워 인프라 구축+생태계 확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되돌리기 어려우며 업계 내 기업 간 격차도 더욱 빠르게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AI+'의 확산이 빨라지고 컴퓨팅 파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련 제품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올 1~7월 전자 업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배 증가했으며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기업의 이익 증가율을 9.3%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컴퓨팅 파워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로 대표되는 집적회로(IC) 업종 이익은 전년보다 19.5배 증가해 전체 전자 업종 이익 증가에 대한 기여도는 80% 이상에 달했다.
루펑(陸峰) 베이징 첨단미래과학기술산업발전연구원 원장은 "AI는 더 이상 개념에 머물지 않고 기업 간 실적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업푸롄, 리쉰정밀 등 선두 기업들이 컴퓨팅 파워 자본 지출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AI 서버와 광모듈 등 사업도 '부수 사업'에서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