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00억 부당대출” 기업은행, 대국민 사과…조직 전면 쇄신 착수

더단독
2025.03.26·5분 읽기
26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사과문 및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ibk

ibk기업은행이 내부통제 미흡과 부적절한 조직문화로 인해 발생한 800억 원대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조직 전면 쇄신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발표했다. 김성태 은행장은 “이번 사태를 반성의 기회로 삼아 완전히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고객께 사과드립니다”…김성태 행장 고개 숙여
기업은행은 26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전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부당대출 감사 결과에 대해 공식 대응에 나섰다. 김성태 은행장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고객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감원 감사는 단순한 사건이 아닌 조직문화와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고통스러운 쇄신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당대출 원인 ‘조직문화’ 진단…시스템부터 뜯어고친다
기업은행은 부당대출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내부통제의 미비’, ‘업무 프로세스의 허점’, 그리고 ‘부당 지시가 묵인되는 조직문화’로 규정했다.


은행 측은 “이번 사건은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 전반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프로세스 개선과 함께 조직문화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명하복식 문화가 공정한 판단과 자율적 통제를 어렵게 했다는 내부 평가도 있었다.

“부당대출 차단”…임직원 친인척 db 구축
은행은 앞으로 부당대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를 도입한다.


대출 업무에 있어 이해충돌 가능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대출 심사 과정에서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담당자와 심사역이 공동으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업무 분리 원칙 강화를 위해 '승인여신 점검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대출 심사와 영업 간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부당 지시 관행 뿌리 뽑는다…“지시자·이행자 모두 처벌”
기업은행은 그동안 내부통제를 무력화해온 ‘부당 지시’ 문화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부당한 지시를 내린 관리자뿐만 아니라, 이를 이행한 직원도 함께 징계 대상이 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 독립기구를 통해 내부 신고채널을 운영하고,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복을 원천 차단하는 한편, 신고자에 대한 면책조치를 제도화해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검사업무도 외부 전문가 투입…“온정주의 배격”
검사업무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사자문단을 구성하고 감사 프로세스를 정비한다.


감사업무를 맡는 직원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며, 비위행위 발생 시 내부고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검사부 내부에 외부 전문가를 상주시킬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온정주의로 흐르던 조직 문화를 철저히 배격하고, 위법·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도보다 중요한 건 실천”…전 임직원 쇄신 의지 촉구
김성태 행장은 쇄신의 핵심이 제도가 아닌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와 시스템이 있어도, 조직 구성원 하나하나가 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쇄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실천을 당부했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금융윤리 교육과 내부통제 교육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화하고, 경영진 일탈이나 통제 소홀에 대해서는 ‘직무해임’을 포함한 중징계를 통해 책임을 엄중히 묻기로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은행이 내세운 쇄신안은 과거의 반복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은행 스스로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절박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선언적 쇄신을 넘어서 실질적 문화 변화와 제도 정착이 가능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