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Chat GPT 새성)
2025년 3월 26일, 한국 증시는 매수세 유입이 확대되며 상승세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1.08% 오른 2,643.94, 코스닥 지수는 0.73% 상승한 716.48을 기록하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강세를 보였다. 거래대금은 코스피 11조 원, 코스닥 7조 6천억 원으로 전일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시가총액은 코스피 2,150조 원, 코스닥 360조 원으로 각각 늘어나 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된 흐름을 반영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1% 하락한 42,454.79포인트, 나스닥 종합지수는 2.04% 급락한 17,699.02포인트를 기록하며 특히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크게 나타났다. 최근 강세를 이어온 반도체와 AI 관련 기술주의 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미국 내 경기 둔화 우려와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NZSI INDEX 종목 구성 및 변동률
NZSI INDEX는 0.38% 하락한 1,013.75포인트로 마감되며 전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수 도입 이후 한국 시장에 편입된 8개 종목은 평균 5.05% 상승, 반면 글로벌 증시에 포함된 12개 종목은 평균 1.94% 하락하며 한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 간의 상승률 격차는 다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최근 한국 시장 내 일부 주도주의 탄력적인 반등이 글로벌 조정 흐름과 분리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은 HLB 시총 수준의 적절성에 대해 간단히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시가총액 11조 환상의 끝…HLB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때 구명정을 만들던 HLB는 이제 바이오 기업이라는 이름 아래 시가총액 11조 원에 이르렀다. 겉으로 보면 마치 ‘한국 바이오의 기적’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기적은 과학이 아닌 이야기 위에 세워진 구조에 가깝다. 계열사를 쪼개고, 언론 보도를 유리하게 이끌고,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기대감을 키우는 방식으로 회사를 포장해 왔다. 결국 이 구조가 만든 비용은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했다.
현재 HLB는 상장된 계열사만 10곳이며, 비상장 포함하면 50곳이 넘는다. 외형은 크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이 기대고 있는 핵심 자산은 오직 하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이다. 그런데 이 신약은 아직 미국 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 수년간 임상을 진행해왔지만 두 차례에 걸쳐 보완요청서(CRL)를 받았고, 그것도 단순한 서류 누락이 아닌 CMC 항목(제조 품질 관리) 전반에 걸친 심각한 미비점이 지적된 상황이다. 멸균 절차 부족, 오염 모니터링 실패, 전산 시스템 미비 등은 생산 자체의 신뢰를 잃게 하는 중대한 결함이다.
FDA의 신약 승인 동향을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총 50개의 신약을 승인했다. 이 중 52%는 희귀질환 치료제, 48%는 혁신 신약으로 분류되었고, 적응증별로는 항암제가 30%를 차지했다. FDA는 여전히 활발하게 신약을 승인하고 있으며,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보세라닙이 FDA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항암제 시장은 글로벌 빅파마가 차지하고 있고, HLB의 신약이 이들 사이에서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과 증권사는 “기술적 보완에 불과하다”, “데이터는 충분하다”, “곧 재신청 예정”이라는 식의 낙관론을 반복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는 HLB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으며, 비판적인 시각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현재 HLB의 기업가치가 이미 ‘FDA 승인 후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가정한 상태라는 점이다. 시총 11조 원은 사실상 ‘FDA가 곧 감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HLB가 실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사업은 알콜스왑, 면봉, 채혈침 같은 의료 소모품 판매다. 연간 500억 원 정도의 매출이 전부이며, 이는 시가총액 대비 1/200 수준이다. 이 정도 실적으로 수조 원대 기업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언론은 “알콜스왑 매출로 신약개발에 탄력”이라는 식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기사는 기업의 논리를 그대로 반복한 것이며, 실제로는 투자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만약 향후 FDA가 또다시 부정적인 결정을 내린다면, 언론과 증권사는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 그들은 늘 이렇게 말해왔다. “기업 설명을 인용했을 뿐”, “몰랐다”, “위험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이 말들은 변명일 뿐이다. 그들은 알고 있었고, 침묵했고, 심지어 동조했다.
지금의 HLB는 실제 성과보다 스토리텔링으로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에 가깝다. 신약 성공이라는 기대를 이야기로 포장하고, 그 위에 주가를 얹었다. 언론은 그 이야기에 리본을 달아 배포했고, 증권가는 그 스토리를 근거로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결과가 빗나갔을 때,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오로지 희망을 산 개인만이 손실을 감당한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이 말해주는 것은 단 하나다.
“투자자의 눈물 위에 세운 시가총액은 오래가지 않는다.”
HLB가 또 한 번의 FDA 평가를 앞두고 있는 지금, 언론과 증권가는 그 결과를 바라보는 데 있어 보다 신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칫 또다시 무분별한 기대감에 휘둘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