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회 앞, 뜨거운 함성과 촛불 물결… “몰아내자!” 외치는 시민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한 목소리, 국회 앞을 밝히다
구가영 기자
승인
2024.12.07 18:42 | 최종 수정 2024.12.08 21:27
의견
0
2024년 12월 7일 오후 5시, 여의도 국회 앞은 뜨거운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국회대로를 가득 메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주축으로 진보 단체들이 주관한 ‘내란죄 윤석열 퇴진! 범국민 촛불 대행진’의 일환으로 열렸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비공식 경찰 추산으로만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고, 주최 측은 최대 100만 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국회 앞을 시작으로 산업은행 본점 인근까지 도로 곳곳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오후 5시 무렵, 무정차 통과 중인 9호선 국회의사당역 주변에는 이동하기조차 힘들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모였습니다.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다시 보여줍시다!” 한 참가자의 발언에 군중은 “몰아내자!” “퇴진하라!”는 함성으로 화답했다.
촛불을 들고 국회의사당을 향해 걸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은 2016년 광화문 촛불 집회를 연상케 했다. 시민들의 손에는 “촛불로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피켓과 함께 다양한 메시지가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건 단순한 정치 문제가 아니에요"
인터뷰에 응한 대학생 이모(23) 씨는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를 지켜보며 자랐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50대 직장인 윤모 씨는 "이건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 개인을 몰아내는 집회가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자는 외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정모(41) 씨는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와 탄핵을 둘러싼 상황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찰과의 긴장감 속 시민들, 질서를 지키며 목소리 높여
촛불 행렬은 국회대로를 넘어서 서강대교 인근까지 확산됐다. 일부 시민들은 밀집된 상황에서 경찰에게 “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유지됐다. 경찰은 안전을 위해 국회대로 전면 통제를 실시하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연단에서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겁니다. 국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시다!”라며 강한 목소리를 냈다.
"촛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이날 여의도에서 들려온 함성은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의 구호와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국회 앞의 촛불 물결은 국민이 민주주의의 주체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시민 김모(67) 씨는 “제가 광화문 촛불 집회에도 나갔지만, 오늘은 그때와는 또 다른 각오로 왔습니다. 민주주의가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며 촛불을 든 손을 높이 들었다.
2024년의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모아 하나의 함성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 목소리는 단순한 정치적 대립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제보팀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