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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추위 피해 '계절살기...中 시니어 세대의 새로운 노후 라이프

매년 6월 말이면 리둥라이(李東來·66) 씨는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에서 여름을 맞이한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계절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 머무는 '계절살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충칭(重慶) 출신인 리 씨는 매년 여름 두 달 넘게 안순에 머물며 장을 보고 동네를 산책하거나 가까운 관광지를 둘러보는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신화통신 2026. 10. 1.
지난 8월 8일 더위를 피해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 시슈(西秀)구 웡부(翁布)동굴 폭포 카페를 찾은 관광객. (사진/신화통신)

(중국 구이양=신화통신) 매년 6월 말이면 리둥라이(李東來·66) 씨는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에서 여름을 맞이한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계절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 머무는 '계절살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충칭(重慶) 출신인 리 씨는 매년 여름 두 달 넘게 안순에 머물며 장을 보고 동네를 산책하거나 가까운 관광지를 둘러보는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온화한 날씨와 가까운 병원, 편리한 생활환경이 매년 그를 이곳으로 이끄는 이유다.

그는 "예전에는 은퇴하면 고향에 머물며 손주를 돌보는 게 당연한 삶인 줄 알았다"며 "지역을 옮겨 살아보니, 노후를 보내는 방식도 얼마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리 씨처럼 빡빡한 일정에 따라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이른바 '체크인 관광'에서 벗어나는 중국 은퇴자들이 늘고 있다. 한 지역에 수 주에서 수 개월간 머물며 일상을 일구는 '보름살기'나 '한달살기'식 장기 체류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윈난(雲南)성에서 계절형 체류센터를 운영하는 자오톈룽(趙天龍) 씨는 해마다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6~9월에는 후난(湖南)·쓰촨(四川)·충칭 등 더운 지역의 은퇴자들이 쿤밍(昆明)과 다리(大理) 등 비교적 선선한 윈난 지역을 찾는다. 반대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중국 북부 지역의 은퇴자들이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이동한다.

그중 구이저우·윈난·광시(廣西)·하이난(海南) 등은 쾌적한 기후와 잘 갖춰진 의료·교통 시설, 편리한 생활환경을 바탕으로 인기 체류지로 떠올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윈난 계절살이 방문객은 2025년 551만 명 이상으로 전년보다 41.4%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체류 기간은 83일에 달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 류위펀(劉玉芬) 씨는 혹한을 피하고 관절 통증을 덜기 위해 겨울이면 남쪽 섬인 하이난성에서 지낸다. 그는 "저녁 무렵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서 동북 지역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4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시 다둥하이(大東海) 해역에서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계절살이는 단순한 숙식과 관광을 넘어, 타인과의 교류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욕구도 채워주고 있다.

왕페이(王飛) 안순경제기술개발구 여행거주신시민업무부 부장은 기후가 은퇴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첫 번째 요소라면, 그들을 그 지역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은 깊이 있는 사회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기 쉬운 노년층에게 이러한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자오 씨는 도시의 고층 아파트에 사는 노년층 상당수가 이웃과 단절된 채 지내고, 자녀들도 바쁘다 보니 하루 대부분을 혼자 또는 배우자와 단둘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오 씨가 운영하는 센터에서는 전지공예와 서예, 시 낭송, 탁구 등 활동을 마련했다.이러한 커뮤니티형 프로그램은 계절살이 단지 전체로 확산되며, 은퇴자들이 취미를 즐기는 동시에 새로운 인연을 맺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다.

이처럼 은퇴자들의 계절 살이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전국노령공작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중국 노년층의 장기 체류 건수는 8천431만6천 건으로 월평균 702만6천 건에 달했다. 이는 60세 이상 노년층이 거주 성(省)을 벗어난 도시에서 14일 넘게 머문 경우를 월 단위로 집계한 것으로, 연간 최대 체류 기간은 6개월을 기준으로 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 지역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린성은 2027년부터 3년 연속 매년 1억 위안(약 201억원)을 투입해 노년층을 위한 피서용 장기 체류 단지를 적극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