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신화통신) 복잡한 도로와 붐비는 관광지를 피해 자전거를 타고 여유를 즐기는 색다른 여행법이 이번 국경절 연휴의 새로운 풍경으로 떠올랐다.
왕(王) 씨는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의 아마추어 자전거 클럽 회원으로 연휴 가족 여행 코스를 직접 계획했다. 그는 "함께 달리면서 서로 더 가까워진다"며 "풍경도 보고 운동도 하면서 가족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 3일째 왕 씨 가족은 우시(無錫)시 빈후(濱湖)구의 마산(馬山) 타이후(太湖) 국가관광리조트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40㎞가 넘는 호숫가 코스가 조성돼 있어 자전거 애호가들의 성지로 꼽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전거 제조국이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도시 지하철망의 발달로 이동이 한층 빠르고 편리해지면서 자전거는 이동수단을 넘어 친환경적이고 건강하며 트렌디한 운동 방식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에서 8만 개 이상의 아마추어 자전거 클럽이 운영됐다. 자전거를 중심으로 장비, 커뮤니티, 대회,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하며 새로운 소비 열풍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험이 쌓이면서 장비 업그레이드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한 자전거 애호가는 "첫 자전거는 2천500위안(약 50만원)이었지만 최근 이를 교체하면서 각종 액세서리를 포함해 총 1만 위안(200만원) 이상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급 커스텀 자전거의 경우 10만 위안(2천만원)이 넘기도 하며 헬멧, 전조등, 사이클 의류, 고글, 액션캠 등도 라이더들에게 인기 있는 장비라고 전했다.
장쑤성 난징(南京)시의 한 자전거 매장 쇼룸에는 로드 자전거와 산악 자전거가 빼곡히 전시돼 있다. 2천~5천 위안(40만~100만원) 사이 가격대 제품이 가장 인기다. 매장 매니저는 오픈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60만 위안(1억2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중국의 자전거 인구는 1억3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자전거 산업 생산액은 3천억 위안(60조원)에 달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샤오훙수(小紅書)에서도 자전거 관련 주제가 수십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자전거 대회는 이러한 소비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올해 저장(浙江)성 첸다오후(千島湖)에서 열린 로드 사이클 대회에는 70개 이상의 자전거 및 장비 업체가 참가해 1천500만 위안(30억원) 이상의 소비를 창출했다. 또한 후베이(湖北)성은 매년 1천200회 이상의 자전거 레이스 및 관련 행사를 개최해 150만여 명의 참가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왕쭝핑(王宗平) 난징이공대학 교수는 "저탄소 및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추구가 자전거 열풍의 내재적 동력이며 개선된 도시 인프라는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는 이제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관광 경험으로 변모하고 있다.
왕 교수는 "많은 도시가 자연 및 농촌 자원을 이용해 자전거 코스를 개발하고 대회를 개최하며 주변 민박, 식당, 농촌 관광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臺)시 당국은 고진(古鎮∙옛 마을), 샘, 역사적 마을, 산악 경관을 잇는 50개의 자전거 코스를 개발했다. 총길이는 약 900㎞에 달한다.
장쑤성 쿤산(崑山)시는 지역의 명물인 털게와 연계된 자전거 코스를 설계했다. 라이더들은 이동 중 털게 시장에 들러 살아있는 게를 구매해 집으로 배송시키거나 농가 식당에서 신선한 게 요리와 차를 즐길 수 있다.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 자이언트 등 자전거 제조업체들은 자전거 전문 여행사를 설립해 자전거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일정 계획, 숙박, 물류 지원 등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