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中 MZ 세대, 물건 구매 넘어 공감 찾아 '장터 나들이' 즐긴다

해 질 무렵,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시 타오시촨(陶溪川) 문화창의 거리의 붉은 벽돌 굴뚝 아래로 1천 개가 넘는 플리마켓 매대가 거리를 따라 늘어섰다. 난창(南昌)에서 온 관광객 타오웨(陶悅·25)는 최근 몇 년간 매년 이곳을 찾아 '장터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그에게 마켓 구경은 누군가와의 약속처럼 기다려지는 일이다.

신화통신 2026. 11. 2.

(중국 난창=신화통신) 해 질 무렵,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시 타오시촨(陶溪川) 문화창의 거리의 붉은 벽돌 굴뚝 아래로 1천 개가 넘는 플리마켓 매대가 거리를 따라 늘어섰다. 난창(南昌)에서 온 관광객 타오웨(陶悅·25)는 최근 몇 년간 매년 이곳을 찾아 '장터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그에게 마켓 구경은 누군가와의 약속처럼 기다려지는 일이다.

타오웨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제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매대 운영자와 도자기의 유약 색깔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형태는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왜 다른 지역에서 징더전으로 왔는지 등을 이야기하다 보면 눈앞의 컵과 접시 하나하나에 수많은 이야기와 정성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많은 중국 젊은이에게 '장터 나들이'는 이제 주말 여가 활동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새롭게 단장한 이 거리에서는 젊은이들이 중심 도로를 따라 매대를 열고 창업할 수 있다.

사업 초기 매대 운영자는 55명에 불과했으며, 1990년대생 차푸위안(查輔元)도 그중 한 명이었다. 창업 초기 그림을 배우면서 매대를 지켰던 그는 중국 전통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도자기 그림을 창작하며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18일 촬영한 징더전(景德鎮) 타오시촨(陶溪川) 춘추다지(春秋大集). (사진/신화통신)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만8천 명의 수공예 제작자가 이곳에서 매대를 운영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28세에 불과하다. 마켓이 청년 창업자들에게 진입 문턱이 낮은 창업 실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 졸업한 슝진펑(熊金鵬)은 "인생은 한 번뿐이니 나도 한번 도전해 사장이 돼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곳을 찾았다. 현재 그의 매대는 월평균 4만 위안(약 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온라인 주문도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

수백㎞ 떨어진 난창시 완서우궁(萬壽宮) 역사문화거리에서도 마켓의 활기가 넘쳐난다. 쓰촨(四川)미술학원을 졸업한 1990년대생 쩡장위(曾江瑜)는 종이를 펼쳐 손님의 외모를 자세히 살펴본 뒤 붓을 들어 얼굴과 머리 모양을 능숙하게 그려낸다. 불과 5분 만에 인물의 특징을 생생하게 담아낸 캐리커처 한 장을 완성하는 즉석 그림 작업에 많은 행인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한다.

젊은 관광객 녜량(聶亮)은 "완서우궁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거리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은 1억2천만 명(연인원)을 넘어섰으며 하루 최대 방문객은 32만 명을 돌파했다.

2024년 10월 스페인 도예가 하우메 리발타(Jaume Ribalta·왼쪽 첫째)와 친구들이 징더전 춘추다지에서 도자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이 같은 마켓의 활기는 중국 각지로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 디탄(地壇) 책시장, 산둥(山東)성 황허(黃河)장터, 시안(西安) 라오차이창(老菜場) 서민문화 창의거리뿐만 아니라 골동품·애완동물·커피·빵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마켓이 젊은이들의 '감성 충전소'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창의 제품을 하나 고르거나 랜덤박스를 개봉하고 이색 음료를 한 잔 사 마시는 등 10여 위안(1위안=200원)의 소액 소비만으로도 여유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필수 수요 우선'이라는 전통적인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만족'이 많은 젊은이의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쉬광젠(許光建) 중국인민대학 공공관리학원 교수는 소비 트렌드 변화의 이면에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직접적인 사회 교류에 대한 갈망과 현장에 있다는 존재감을 재확인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시대 온라인의 글과 이미지는 촉각과 후각, 사람들과 함께하는 실제 경험을 전달하기 어렵지만 마켓은 사람들을 다시 대면 교류의 현장으로 이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은 더 이상 단순한 쇼핑에 만족하지 않고 경험, 공감, 진정한 인간관계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타오웨는 온라인에선 구현할 수 없는 마켓의 현장감을 깊이 느꼈다. 그는 "마켓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이 도시와 자신의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과 긴밀하게 연결된 느낌이 들며, 이런 경험이야말로 가장 소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