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이젠 독일 본사가 배운다" 中-유럽 자동차 '산업 파트너십' 심화

최근 다국적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 링파오(零跑·Leap Moto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립모터 B10' 모델의 생산에 돌입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와 완성차 업체들의 상업적 셈법이 맞물려 심화하고 있는 중국-유럽 자동차 산업 간 대표적 협력 사례로 꼽힌다.

신화통신 2026. 10. 28.
지난 6월 2일 중국산 전기차를 가득 싣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항구에 도착한 화물선. (사진/신화통신)

(브뤼셀=신화통신) 최근 다국적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 링파오(零跑·Leap Motor)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립모터 B10' 모델의 생산에 돌입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와 완성차 업체들의 상업적 셈법이 맞물려 심화하고 있는 중국-유럽 자동차 산업 간 대표적 협력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산업 파트너십이 단기적 임시방편을 넘어 상당한 상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뮌헨 모터쇼)'를 방문해 중국 전기차 브랜드 링파오(零跑·Leap Motor)의 부스를 둘러보는 사람들. (사진/신화통신)

◇소비자 취향 저격

중국산 전기차는 우수한 사양,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레인지로버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이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시장 틈새를 정밀하게 공략했다. 런던의 한 자동차 딜러 매장에 따르면 중국산 차 구매자 5명 중 3명은 기존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타던 고객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한 컨설팅∙시장조사업체가 지난 5월 이탈리아의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중국 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기술 사양과 제품 품질의 조합'을 선택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43%)을 결정적 요인으로 꼽은 비율을 앞질렀다.

이에 발맞춰 최근 수년간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컨설팅업체 오토모션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 이후 발표된 유럽 내 중국 완성차 생산 계획은 10건에 달했다. 여기에는 헝가리 세게드에 들어선 비야디(BYD)의 첫 유럽 공장과 스페인 갈리시아에 들어설 투자 규모 2억 유로(약 2천956억원)의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공장이 포함됐다.

지난해 1월 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 위치한 샤오펑(小鵬·Xpeng) 쇼룸 매장. (사진/신화통신)

◇단순 공급자에서 산업 파트너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저렴하면서도 수명이 길어 저가형 전기차 시장의 핵심 축을 이룬다.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40~60%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작 유럽 내에는 가동 중인 LFP 배터리 생산 공장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9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궈쉬안하이테크(國軒高科·Gotion High-tech)는 스페인 사군토에 위치한 폭스바겐의 배터리 셀 공장 지분 49%를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액은 약 11억 유로(1조6천25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파트너십은 양사의 상호 보완적인 역할 분담을 명확히 보여준다. 궈쉬안하이테크는 LFP 배터리 기술력, 제조 공정, 원자재 공급망을,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는 유럽 현지의 산업 인프라, 물류망, 규제 적합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비에르 리베라 파워코 배터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양사의 관계가 "단순 공급업체에서 기술 파트너를 거쳐 이제는 산업 파트너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미카엘 슈만 독일연방경제발전 및 대외경제무역협회(BWA) 협회장은 독일 본사가 현지 법인을 가르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역으로 중국 법인의 현지 운영 방식을 배우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늘날 자동차 산업의 전환, 특히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체질 개선은 독일과 중국 기업 간에 새로운 형태의 경쟁과 협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