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물량·가격 함께 오른 中 PCB 업계...AI 컴퓨팅이 성장 견인

2026년 중국 A주 상장사의 반기보고서가 모두 공개되면서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실적 흐름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퉁화순(同花順) iFinD에 따르면 올 상반기 PCB 업계의 순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신화통신 2026. 9. 7.
지난 1월 22일 쓰촨(四川)성 쑤이닝(遂宁)시 촨산(船山)구에 위치한 한 기업의 인쇄회로기판(PCB) 클린룸에서 작업 중인 직원. (사진/신화통신)

(베이징=신화통신) 2026년 중국 A주 상장사의 반기보고서가 모두 공개되면서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실적 흐름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퉁화순(同花順) iFinD에 따르면 올 상반기 PCB 업계의 순이익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PCB 업계가 '물량과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가 업계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A주 PCB 업종 48개 상장사 가운데 비교 가능한 46개 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은 총 1천631억4천100만 위안(약 32조9천5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0% 증가했다.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은 189억500만 위안(3조8천188억원)으로 54.61% 늘어 매출 증가율의 약 1.7배를 기록했다.

중국전자부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중국의 PCB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4층 이상 다층회로기판 수출액은 108억6천300만 달러로 47.74% 늘어 업계의 '물량·가격 동반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경영 지표를 보면 PCB 업계는 여전히 증설 국면에 있다. 올 상반기 업계 46개 기업이 고정자산·무형자산 및 기타 장기자산 취득에 지출한 현금은 총 390억9천200만 위안(7조8천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44% 증가했다. 계약부채는 총 19억6천500만 위안(3천969억원), 받을 어음 및 매출채권은 총 954억8천300만 위안(19조2천876억원)으로 각각 57.93%, 33.58% 늘었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46개 기업의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총 84억600만 위안(1조6천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38% 증가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비교 가능한 46개 기업 가운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기업은 5곳, 모회사 귀속 순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20곳이었으며 7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이익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기업별 실적은 엇갈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업황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서도 고급 제품군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거나 고객 구조가 단일한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평균 실적 증가율이 중앙값 증가율을 크게 웃돌아 매출과 이익 증가가 상위 기업에 집중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반기보고서 내용을 보면 올해 PCB 업계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난 기업은 주로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본 동박적층판(CCL) 분야와 컴퓨팅용 PCB 분야에 집중됐다.

업계 전문가는 "AI 컴퓨팅 인프라의 막대한 수요가 업계 성장의 가장 확실한 동력"이라며 "AI 서버 한 대에 사용되는 PCB의 가치는 일반 서버의 5~10배에 달하며, 이러한 수요가 AI 학습에서 추론, 스위치, 단말 등 더 다양한 컴퓨팅 인프라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PCB 상장사의 상반기 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크게 경영 측면과 환율 측면으로 나뉜다. 경영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원가 상승분을 하류 업체에 전가하는 데 시차가 발생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압박을 받았다. 환율 측면에선 올 상반기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 3% 절상되면서 달러로 결제되는 수출 매출의 환산과 외화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해 수출기업의 이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참관객들이 7월 20일 무시(沐曦)집적회로(IC)회사 전시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업계 전문가들은 PCB 산업이 '주기적 요인에 따른 성장'에서 '구조적 요인에 따른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컴퓨팅, 신에너지차, 첨단 패키징 등 새로운 응용 분야의 수요에 힘입어 고급 PCB 제품은 성장성이 더욱 높아지고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허린(盤和林)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통신경제전문가위원회 위원은 PCB 업계에서 '물량·가격 동반 상승'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하나는 AI 투자 열풍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 사이클과 기술 사이클이 맞물리면서 PCB 업계가 그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같은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봤다. 

하반기에도 PCB 업계의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편으로 AI 서버에 대한 자본지출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CCL 가격이 이미 비교적 높은 수준에 올라 추가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이뤄질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PCB 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