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급여 불발' 큐로셀 시총 반토막... 2500억 결손 속 720억 'CB 폭탄' 겹악재

정재현 기자 2026. 7. 3.


국내 최초 CAR-T 치료제 '림카토'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획득으로 한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큐로셀이 정작 자본시장에서는 혹독한 상업화 성장통과 펀더멘털 붕괴라는 치명적 암초에 부딪혔다. 

글로벌 제약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난공불락의 영역을 뚫었다는 환호성은 잠시뿐, '수억 원대 초고가 약제'라는 현실적 한계 탓에 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을 넘지 못하며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쳤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상업화 지연으로 장밋빛 청사진이었던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이 신기루로 전락하는 사이, 회사는 누적 결손금 2,500억 원과 극심한 유동성 가뭄이라는 늪에 빠져 대규모 전환사채(CB) 찍어내기로 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약 허가라는 '기술적 이벤트'가 끝난 냉혹한 시장에서 숫자로 실적을 증명하지 못한 채 개인 투자자들에게 지분 희석의 고통만 전가하고 있는 큐로셀의 위태로운 실태를 짚어본다.

반토막 난 시가총액... 허가증은 받았지만 계산서는 남았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CAR-T 시장에서 큐로셀이 거둔 림카토 품목허가는 분명 상징적인 성과다. 실제로 림카토 허가 직전 5거래일 동안 큐로셀 주가는 5만 8000원~6만 원 수준을 오르내리며 시가총액 9000억 원 안팎을 기록했고, 장중 한때 시총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시장은 단순히 신약 허가 자체의 기쁨을 넘어 향후 상업화 성공과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의 거대한 폭발력을 주가에 선반영하며 환호했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기대는 허가와 함께 막을 내렸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축포는 식어버렸고, 큐로셀의 시가총액은 현재 4500억 원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시장의 평가 기준이 연구개발(R&D) 성과나 '허가 여부'에서 '실제 환자 수와 처방 매출'이라는 냉정한 재무적 성적표로 급격히 이동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상업화의 절대적 변수인 '건강보험 급여'다. 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의약품인 CAR-T 치료제는 급여 적용 없이는 사실상 환자 접근성과 처방 규모 확대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림카토는 '국산 첫 CAR-T'라는 프리미엄을 안고도 급여 등재의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넘지 못했다.

회사는 해외 학술지 논문 자료와 임상 데이터를 보완해 오는 7월 재심사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상업화 타임라인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연매출 1천억'은 신기루인가... 상업화 맹점과 구조적 한계

급여 등재 지연은 곧장 매출 발생 시점의 막대한 이연으로 이어진다.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바닥나는 지점도 바로 이것이다. 

큐로셀은 과거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시장에 자신 있게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7월 암질심을 통과하더라도 이후 약가 협상, 위험분담제(RSA) 조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등 첩첩산중인 행정적 일정을 고려하면 실제 본격적인 처방과 매출 발생은 빨라야 2026년 말, 보수적으로는 2027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회사가 호언장담했던 실적 가이던스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시장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림카토의 적응증인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시장 파이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노바티스의 '킴리아' 등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글로벌 CAR-T 치료제들과의 피 튀기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나 상징성만으로 시장 점유율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더욱이 현재 큐로셀의 기업가치는 사실상 림카토 단일 품목에 기형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이 역시 CAR-T 기반 플랫폼이어서, 첫 단추인 림카토의 상업화 성공 여부가 기업 전체의 숨통을 쥐고 있는 극히 취약한 펀더멘털 구조를 노출하고 있다.

2538억 누적 결손금과 39억 푼돈... 붕괴된 기업 펀더멘털
상업화 난항보다 시장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은 회사의 곪아 터진 내부 재무 상태다.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큐로셀은 올 1분기에만 약 78억 원의 영업손실과 8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창사 이래 자체 영업활동으로 수익을 내본 적 없는 이 회사의 누적 미처리결손금은 무려 2538억 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의 생존을 위협하는 유동성 가뭄은 처참한 수준이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10.74%’로 치솟아 심각한 자본잠식의 벼랑 끝에 서 있다. 1년 안에 반드시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687억 원에 육박한다.

큐로셀이 당장 융통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단 39억 원에 불과하다.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마저 마이너스(-) 78억 원을 기록하며, 기업 스스로 현금을 창출해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전형적인 한계기업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726억 물량 폭탄... 빚 잔치에 희생양 된 개미 투자자들
자체 현금 창출 동력을 잃은 큐로셀이 선택한 연명 방식은 외부 자금 수혈을 통한 거대한 '폭탄 돌리기'였다. 이미 1분기에만 기존 전환사채(CB) 물량 중 대규모가 보통주로 전환되며 시장에 쏟아졌음에도, 회사는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지난 4월 27일 전환사채(CB) 363억 원과 전환우선주(CPS) 363억 원 등 총 726억 원 규모의 막대한 메자닌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문제는 이 수백억 원대의 빚 잔치가 결국 주식 시장에 거대한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작용하여 주가를 짓누른다는 점이다. 상업화 지연으로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경우, 이 막대한 메자닌 물량의 전환가액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리픽싱)된다. 뚜렷한 매출 증명 없이 장부상 부채를 주식으로 바꿔 연명하는 사이, 유통 주식 수 급증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의 직격탄은 아무런 정보 없이 큐로셀의 미래 성장성만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악순환 구조다.

오로지 기대감으로 오르던 허가의 시대는 끝났다. 큐로셀은 상업화 지연에 따른 핑계 찾기를 멈추고,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환자 수와 뚜렷한 매출이라는 '숫자'로 답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1000억 매출이라는 청사진이 끝내 신기루로 판명 나고 수백억 원대 CB 물량 폭탄이 터지는 순간, 자본시장의 재평가는 지금의 반토막 수준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뼈를 깎는 자구책과 확실한 주주 보호 장치 없이 빚으로 쌓아 올린 큐로셀의 모래성이 언제 무너질지, 시장의 냉혹하고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큐로셀 관계자는 보름동안 경영진의 해외 출장과 병원 입원 중이라며, 답변을 미루다 결국 답변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