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신화통신) '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가 지난 23~27일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에서 열렸다. 중국 국내외 관람객들은 각 전시부스를 둘러보며 인공지능(AI)이 가져다준 산업의 변화를 가까이서 느꼈다.
현장에선 이미 개념을 넘어 로봇, 드론 등 실물에 도입됐을 뿐만 아니라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등 시나리오에 응용된 AI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국내외 바이어들은 이곳에서 디지털 기술이 가져다준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유연한 몸짓으로 뛰노는 로봇, 다양한 크기의 드론, 탑승이 가능한 3m 높이의 변신 메카 로봇부터 뇌파 측정 장비를 착용하고 외골격 로봇을 입어보는 체험자까지...AI는 이미 다양한 실물 하드웨어에 도입돼 피지컬 시나리오로 구현되며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선 중국 AI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인 투야즈넝(塗鴉智能·TUYA)이 선보인 AI 가정용 반려 로봇이 큰 주목을 받았다. 독거노인의 생활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춘 해당 로봇은 돌봄 서비스와 스마트홈 제어 기능을 갖췄다. 노인이 넘어져 구조를 요청하면 로봇이 위치를 파악하고 신체 자세를 인식해 필요시 가족과의 영상 통화를 연결할 수 있다.
링반(靈伴)테크사의 '러치(樂奇·Rokid) AI 안경' 부스는 대화형 질의응답은 물론 촬영, 번역, 프롬프트, 네비게이션, 결제 등 다채로운 기능을 지원하는 AI 안경을 체험하려는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안경을 체험해 본 파키스탄 바이어 아흐메드 파리드는 현장에서 바로 기업 연락처를 문의했다. 그는 "나중에 다이렉트로 협력을 타진하기 위해 업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가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며 "거의 모든 것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AI를 활용하고 싶어하지만 여전히 에이전트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은 AI를 실제 생활 시나리오에 응용하고 있어 이제 중국에서 AI가 응용되지 않는 분야는 없다"고 강조했다.
AI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가치를 발휘하며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영상 제작, 의료 진단, 금융 리스크 관리 등 다방면의 산업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특히 기업 운영, 콘텐츠 제작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넷이즈(網易∙NetEase)의 '대외무역통 플랫폼'은 이메일, AI,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대외무역 기업이 글로벌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항저우(杭州)도시건설투자그룹은 AI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 도시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숏폼, 웹툰 애니메이션의 생성 속도를 끌어올려 콘텐츠 생산 문턱을 낮춘 기업들도 등장했다.
한 러시아 바이어는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특정 서비스가 필요하면 외주를 맡기고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는 AI 덕분에 상당수 작업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 자원을 연결하고 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이번 박람회의 참가 목적"이라면서 "기술 혁신과 상용화 속도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국가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 하드웨어와 디지털 시나리오를 아우르는 AI 응용 혁신 뒤에는 LLM을 비롯한 강력한 기반 기술이 있다.
항저우 즈눠(芝諾)미래기술회사는 자체 개발한 협업 지능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로봇들은 협력해서 이불을 개고 빨래를 너는 등의 집안일을 수행할 수 있다.
란위안(燃元)테크놀로지가 '브레인 월드' LMM에 기반해 개발한 뇌파 제어 그리퍼 장치도 체험해 보려는 관람객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 역시 AI 상용화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다. 이번 박람회에서 중국 기업은 관련 혁신 성과와 계획을 집중 선보였다.
그중에는 AI 에이전트 시대를 겨냥한 네이티브 추론 GPU '치왕(啟望) S3', 데이터 흐름 기반 피지컬 AI 칩 '가오광(高光) D35' 등 지상 컴퓨팅 칩은 물론 '삼체(三體) 컴퓨팅 성좌' '린징(靈境) 성좌' 등 우주 기반 컴퓨팅 파워 인프라까지 대거 포함됐다.
많은 해외 바이어는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에서 프런티어 기술을 접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잠재된 거대한 기회를 체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바이어는 "지난해 디지털 무역 박람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중국 방문"이라며 "교육 현장에 AI 제품을 도입할 계획으로 이미 협력 파트너를 찾아 후속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