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신화통신) 가을이 무르익은 10월, '제140회 중국수출입박람회(캔톤페어)'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개막했다.
70년간 140회, 단 한 번의 중단도 없었다. 제1회 당시 1만㎡에도 못 미쳤던 전시 면적은 오늘날 155만㎡로 확대됐고, 1천200여 명이었던 바이어 수도 약 34만 명의 역외 바이어가 참가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캔톤페어는 글로벌 무역의 활력이 넘쳐흐르는 장이자 중국 제조업이 스마트화·녹색화·융합화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을 비추고 있다.
◇'지역 특산품'에서 '스마트 제조'로...전시품 변화로 보는 산업의 도약
이번 캔톤페어에서는 신질 생산력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기능의 보편화, 체화지능의 발전, 스마트 의료의 혁신이 두드러지면서 '중국 스마트 제조'가 크게 주목받았다.
캔톤페어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전시품 구성의 변화에서 중국 대외무역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엿볼 수 있다. 1960~70년대 농부산물 및 지역 특산품에서 1980~90년대 경공업·기계전자 제품을 거쳐 오늘날 체화지능, 스마트 의료에 이르기까지 전시품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는 AI, 녹색 에너지, 바이오의약 등 분야에서 신기술·신제품·신업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캔톤페어 전시장의 '주역'이 기초 제조에서 녹색·저탄소로, 단일 제품에서 다양한 시나리오 솔루션으로 변화한 것은 중국 제조업이 가치사슬의 중·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중국 유명 가전기업 TCL 실업 전시구역에는 레이냐오(雷鳥·Rayneo) 증강현실(AR) 안경, AI 수면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이 나란히 진열됐다. 올 상반기 레이냐오혁신은 글로벌 AR 안경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스카이워스(創維·Skyworth)그룹은 12개 품목에 걸쳐 다양한 사용 환경에 맞춘 제품 150여 종을 집중 선보였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해외시장 매출액은 약 100억 위안(약 1조9천900억원)으로 그중 스마트 TV와 가전 사업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제품 판매'에서 '시스템 구축'으로, 대외무역 기업의 역할 변화
캔톤페어는 대외무역 기업의 발전을 이끄는 '인큐베이터'이자 수출 제품의 세대교체와 혁신이 이뤄지는 '훈련장'이다. 지난 70년간 수많은 중국 토종 브랜드가 캔톤페어를 통해 해외 주문을 확보하고 국제시장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브랜드의 해외 진출까지 이뤄내며 새로운 위상을 갖추게 됐다.
저우윈제(周雲傑) 하이얼(海爾)그룹 이사국 의장은 "70년 역사의 캔톤페어는 중국이 무역대국으로 도약한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얼이 지난 1988년 처음 캔톤페어에 참가했을 당시 전시부스는 5㎡에 불과했고 전시품도 냉장고 2대뿐이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품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38년이 지난 지금 하이얼의 전시구역은 800㎡로 확대됐고 전시품도 100여 종의 혁신 제품으로 늘어났다. 하이얼의 제품과 서비스는 200여 개 국가(지역)에 진출해 있다.
무역·투자 일체화라는 새로운 발전 추세에 발맞춰 중국 대외무역 기업들은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캔톤페어에서는 참가 기업의 36.5%가 '제품+서비스' 전환을 추진했으며 처음으로 생산성 서비스업 10대 분야를 모두 아우르게 됐다.
◇'무역 거래의 장'에서 '산업 생태계'로, 캔톤페어의 기능 고도화
지난 70년간 캔톤페어는 개방 속에서 탄생해 개방을 통해 성장해 왔다. 국제 교류의 폭도 꾸준히 확대돼 바이어들이 220여 개 국가(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액은 1조6천억 달러에 달한다.
캔톤페어는 이미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무역 거래의 장에서 글로벌 무역 생태계로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스페인 최대 백화점 중 하나인 엘 코르테 잉글레스의 중국지역 사장 파블로 이를란 페레르는 수년째 빠짐없이 캔톤페어를 방문하고 있다.
페레르 사장은 "캔톤페어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완전한 산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중국 제조업체와 엔지니어, 공급업체 등이 한자리에서 협력하면서 기존에 수개월이 걸리던 공장 실사와 업무 배치를 세 차례의 전시 기간에 효율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산업 전반을 깊이 있게 아우르는 '원스톱' 시스템은 다른 어떤 전시회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외무역의 바로미터이자 풍향계인 이번 캔톤페어에서는 혁신과 스마트화, 전문화와 품질 향상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