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115억 JTBC 부실채권, 고객 돈으로 샀다…타이거운용 ‘내부 통제’ 붕괴

타이거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약 115억 원 규모의 JTBC 채권이 대규모 부실 위험에 노출됐다. 투자자의 자산이 위협받는 초유의 사태 이면에는, 비리를 내부 고발한 계열사 대표를 쫓아내고 중징계를 받은 전직 대표를 슬그머니 복귀시키는 등 타이거자산운용 그룹의 '붕괴된 내부 통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재현 기자 2026. 8. 5.

타이거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약 115억 원 규모의 JTBC 채권이 대규모 부실 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해당 채권의 상당 부분이 회사 돈이 아닌 고객이 믿고 맡긴 '투자일임' 자금으로 매입된 것으로 파악돼, 회사의 무리한 투자 실패가 고스란히 고객의 손실로 전가될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의 자산이 위협받는 초유의 사태 이면에는, 비리를 내부 고발한 계열사 대표를 쫓아내고 중징계를 받은 전직 대표를 슬그머니 복귀시키는 등 타이거자산운용 그룹의 '붕괴된 내부 통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자산운용이 보유한 약 115억 원 규모의 JTBC 채권은 최근 발행사인 JTBC의 회생 절차 신청으로 사실상 지급 불능 상태에 빠졌다. 회생 절차가 본격화되면 채권 가치는 폭락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부실채권이 개별 펀드나 회사 고유 자금이 아닌, 운용사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투자일임' 고객 계좌에 편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투자 결정과 신용 위험 분석은 회사가 했지만, 그에 따른 100억 원대의 잠재적 원금 손실은 꼼짝없이 고객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채권 편입 당시 JTBC의 재무 악화 징후를 제대로 분석하고 고객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나아가 경영진과 투자심의기구가 이 무리한 투자를 알고도 승인했는지가 향후 금감원 조사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고객 손실 위기를 초래한 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자회사에서 벌어진 '보복 인사 의혹'에서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자회사인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의 김용훈 대표는 최근 "정용일 전 상무가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 500여 건의 문서에 법인인감을 무단 사용했다"며 대주주 측의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금융감독원에 자진 신고했다.

이에 회사는 지난 6월 정 전 상무를 징계 해고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대주주(타이거자산운용) 측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고자인 김 대표를 해임하고 징계 해고된 정 전 상무를 다시 신임 대표로 선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고객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내부 통제 작동을 사실상 보복성 인사로 틀어막으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과거 41억 원대 고객 미공개 정보를 사적으로 유용해 당국으로부터 직무 정지 등 중징계를 받았던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전 대표마저 최근 직함만 바꾼 채 같은 회사 운용 인력으로 슬그머니 복귀한 사실까지 확인됐다.